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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공, 인테리어 어떻게 시작했을까?

작업일기

by Blanksdesign 2020. 3. 7.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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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중반부터 부산과 서울, 전국을 오가며 서핑과 패션, 특히 요즘 젊은 친구들이 좋아하는 스트릿 스타일 관련 업계에서 일을 하다가, 돌연 퇴직을 하고, 귀농을 결심하게 된다. 

이 시점에서 바다를 선택할지 산을 선택할지 고민을 하다, 여러 가지 이유로 처갓집이 있는 가평에서 잠시 머무르기로 결정을 하였다.

이때까지만 해도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들이 나의 주된 일이 될거라는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다.

단순히 필요에 의해 집을 수리해야했고, 이 과정을 지나오면서 나는 목공과 인테리어에 큰 흥미를 느꼈고, 지금까지 90% 독학으로 모든 것을 배워오고 있다.

 

집을 수리, 아니 리모델링 하기위해서 꽤나 많은 업체와 미팅을 했었다. 

 

지인의 소개로 또는 인터넷을 뒤져 괜찮다하는 업체와 개인 작업자들을 만나봤는데, 마음에 드는 업체는 가격이 너무 비싸고, 가격이 너무 싸면 과연 믿고 맡길 수 있을까 의심이 먼저 들었다.

그러다 만난 개인업자 한분이 이제껏 자신이 해 온 현장의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오셨고, 그 분의 작업 스타일이 괜찮아 보여 계약을 하고 진행을 했지만, 결국 그 업자분이랑도 좋지 않게 작업을 다 마무리 짓지도 못하고 끝나게 되었다.

 

집사람과 나의 요구 조건은 단순했다.

 

1. 가능한 작업 범위내에서 우리의 요구를 이해하고 진행해 줄 것.

2. 예산안에 작업을 마칠 것.

3. 가능한 공사기간을 줄여줄 것.

 

미팅을 하는 동안에는 우리의 콘셉트와 여러 가지 요구조건에 대해 100% 수긍하고 맞추어 주시기로 했다.

 

하지만 막상 공사가 진행되자 목수 기사님이 함께 들어오시면서 모든 게 틀어지기 시작했다.

모든 요구사항은 목수의 편의대로 진행되었고, 우리가 요구하는 부분은 이래서 안돼, 저래서 안되라며 계속 자기 편한 대로 작업을 해 나가는 것이었다. 사실 그때는 그런 인테리어나 관련 업무에 관한 이해도가 너무 없었기에 아 그렇구나 이래서 안되는구나 저래서 안 되는구나 하고 넘어간 적이 많았는데, 결국 지금에 와서는 내가 너무 호구 같았구나 싶다.

시간이 지날수록 예상 견적을 훨씬 웃도는 대금을 계속 지불하면서 그때야 이건 뭔가 잘못되었다 라고 느꼈다.

 

결과적으로, 기초 공사기간은 2주에서 6주로 늘어났고, 최종 결과물은 결국 우리가 몇 달 동안 다시 손을 대어 직접 셀프 인테리어를 하면서 어설프지만 비로서 제 모습을 갖추어 가기 시작했다. 그렇세 셀프인테리어를 하는 동안 나는 조금씩 장비도 구입하고, 실제로 내 생각을 내 공간에 구현해 가면서, 이게 이렇게 재밌는 일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집을 완성한 후에도, 마당의 컨테이너 창고 안에서 집안에서 쓸 책상이나 스툴 같은 작은 가구들을 연습 삼아 만들어 가며, 본격적인 '목공'이라는 취미를 가지게 되었다. 이때 가장 도움이 되었던 것들은 유튜브와 몇 권의 기본 기술 서적들. 밤을 새워 비디오와 책을 보고, 낮에는 이를 바탕으로 나무를 자르고 다듬고를 반복, 또 반복했다.

 

처음 만들어본 의자.
스케이트보드 데크를 활용한 스툴
수납 박스 겸 벤치.
처음으로 지인에서 의뢰받은 데크시공.

1년여 쯤 시간이 지나고, 결국 우리는 지금의 자리 강원도 고성의 천진해변에 작은 서핑 샵을 열었고, 나의 작업은 이곳 2층의 작은 작업실에서 계속 진행 중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결국 내가 원하는걸 가능하면 저렴하게, 조금 더 신경 써서 만들기 위해서 목공을 시작하게 되었고, 이런 이유 때문인지, 내가 만드는 것들은 가능하면 심플하고 군더더기 없는 그런 것들을 계속 만들고 있는 듯하다.

앞으로 또 어떤 식으로 흘러갈지 감히 장담은 할 수 없지만, 계속 정진하고 노력해서 조금 더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만들 수 있을 때까지 계속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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