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양에서의 작업이 끝나갈 즈음. 슬슬 우리 샵도 여름을 준비해야 했다. 하지만 발목을 잡혔지.
부산에서부터 알고 지내온 규미니야가 이곳에 작은 레스토랑을 차리고 싶어 했다. 우리 집에 와서 몇 시간을 콘셉트와 여러 가지 아이디어들을 쏙아 붓고는......
"행님, 행님이 좀 맡아서 해 주이소, 내 행님이 하자는 데로 하께예"
이 한마디와, 쓱 말아 주었던 타코........
그렇게 나는 또 다른 작업을 시작했다.
이곳의 상황은 최고였다.
대충 봐도 손댈 곳이 너무나 많은...... 곳곳의 균열과 수평이라고는 전혀 맞지 않은 바닥.
일단 동생에게, 최대한 보수할 수 있는 부분은 보수를 하고, 작업을 시작하기로 했다.
그동안의 작업으로 잠깐 휴식을 하는 사이에 바닥과 벽면은 대충 인부들을 불러서 동생이 마무리를 지어 놓았다. 그리고는 바로 목 작업이 시작되었는데, 좁고 어두운 실내를 그나마 밝은 색의 나무로 채우고, 아기자기하게 꾸며 나가자며 열심히 작업에 임했다.
예전의 문이 있던 자리를 (사실 문이 있다. 그냥 사용 못하게 막아만 놓았을 뿐) 활용해 작은 선반을 만들어서 사진이나 소품들을 놓을 수 있게 만들었는데, 다른 친구가 도와준다고 왔다가 칠을 너무 어둡게 해 놓아서 한번 전체적으로 갈아낸다고 씨껍(식겁의 된소리 부산발음) 고생)한 웃픈 기억이 있다.
약 일주일 정도의 작업을 거쳐 완성된 카페는 그해 내가 찾아갈 때마다, 부산 사투리를 듬뿍 갈아 넣은 맛있는 타코와 퀘사디아를 항상 내어 주었다. 지금은 개인적인 사정으로 이곳을 떠났지만, 언젠가는 다시 국밥집으로 돌아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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